논문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이 없는 까닭은?
논문을 쓰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맨 먼저 할 일은 연구 주제를 잡는 것입니다. 연구 방법을 설정하고 선행연구를 탐독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연구 주제 및 방법에 따라 설문 조사나 인터뷰 조사를 해야 하기도 하지요.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논문을 ‘실제로’ 작성하는 일입니다. 논문을 쓰려면 ‘실제로 써야’ 합니다. 연구/탐독하거나 조사한 내용을 실제로 쓸 때만이 논문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글은 크게 문학적인 글, 기술적/실용적인 글, 학술적인 글로 구분됩니다. 논문은 대표적인 학술적인 글쓰기 방식입니다. 여기서는 문학적 글쓰기에 관한 설명은 생략하고, 논문으로 대변되는 학술적인 글을 기술적/실용적인 글과 비교해 설명해보려 합니다. 학술적인 글은 기술적/실용적인 글과 비교할 때 그 특성이 명확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요즘 글 쓰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유행이라 할 만큼 연일 쏟아지는 추세이지요. 그중 『강원국의 글쓰기』, 『유시민의 글쓰기』 는 출간된 지 수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글쓰기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보고서 쓰는 법 심지어 서평 쓰는 법에 관한 책들도 눈에 띕니다. 이들은 넓게 보면 기술적/실용적인 글을 잘 쓰는 팁을 전해주는 동시에, 스스로도 기술적/실용적인 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글쓰기 팁은 물론 특정 분야에 관한 생각이나 정보를 잘 정리해서 기술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기술적/실용적 글쓰기는 이처럼 정보 전달이라는 명확한 전제를 지닌 글쓰기 방식입니다. 핵심 키워드나 주제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기술하며 대체로 하나의 주제에 하나의 대답을 제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보고서, 기획서, 기술 매뉴얼, 보도 기사 등이 포함됩니다. SF 작가로 유명한 테드 창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기술 매뉴얼을 쓰는 테크니컬 라이터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제품의 기술적 사항을 정확하게 작성하는 일이 작품 창작에 밑거름이 됐음을 짐작할 수 있지요.
정보 전달을 목표로 하는 기술적/실용적 글쓰기와 달리 학술적 글쓰기는 지식과 사유를 전달합니다. 지식과 사유는 문제/질문을 제기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학술적 글쓰기는 문제/질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추론해가는 글쓰기 방식입니다. 논문의 경우 문제/질문은 ‘연구 문제’나 ‘가설’의 형태를 취하곤 합니다. 그리고 해답은 하나 이상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학술적 글쓰기에는 리포트, 논문, (전문 서적으로 구분되는) 학술서 등이 포함됩니다. 이중 논문은 대표적인 학술적 글쓰기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논문에 관한 책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출간된 책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논문 전반을 다룬 것입니다. 논문 체계를 세우는 법이나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의 차이점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논문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표기 또는 선행연구 검색 방법 등을 소개하는 식이지요.
기술적/실용적인 글과 달리 논문 관련 책들이 많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논문을 실제로 작성하기 이전에 막대한 양의 연구와 선행연구 탐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논문 작성을 위해서는 깊이 있는 연구와 탐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 주제 및 방법에 따라 실험이나 통계 분석, 설문지 조사나 인터뷰 등이 선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고밀도의 사유나 연구 콘텐츠를 담아야 하는 논문의 특성상, 글쓰기 방법을 익히는 것만으론 좋은 논문이 나오기 어렵다는 인식 또한 존재합니다. 그만큼 논문을 잘 쓰기가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학술적인 글 특히 논문을 잘 ‘쓰는’ 법을 전해주는 전문가가 거의 없는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계속)
세 줄 요약:
논문은 대표적인 학술적 글쓰기 방식이다
논문을 ‘실제로’ 쓰는 일도 중요하다
논문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이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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