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의 특수성에서 비롯되는 어려움이 있다
- 논문을 잘 ‘쓰기’ 어려운 세 가지 이유 2
지난 시간에 언어와 사유의 관계를 바탕으로 논문 쓰기 어려운 이유를 세 가지로 나눠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 가지 이유를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려 합니다.
문법 차원의 어려움이란?
논문을 쓰기 어렵다는 것은 첫째 문법 차원에서 쓰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할 때의 가장 일반적인 뜻이기도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문법은 맞춤법/띄어쓰기와 문장구조 등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됩니다. 문법 차원의 어려움이란 올바른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맞게 쓰기 어렵다는 뜻이면서, 제대로 된 문장 구조를 세우기 어렵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 자주 발견되는 맞춤법/띄어쓰기 오류
논문에서 자주 발견되는 맞춤법 오류로는 ‘되어지다’, ‘보여지다’, '나뉘어지다', ‘로서’/‘로써’ 등이 있습니다. ‘되어지다’와 ‘보여지다’, '나뉘어지다'는 이중 피동 표현으로 다른 유형의 글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오류 사례입니다. 또한 ‘로서’가 지위나 신분, 자격 등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라면 ‘로써’는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입니다. 이들이 서로 바뀌어 사용되면서 문장의 의미적 맥락이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편 띄어쓰기 오류로는 ‘-하는데 있다’, ‘살펴 보다’, ‘인데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중’/‘이 중’ 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논문에서 자주 발견되는 맞춤법/띄어쓰기 오류’ 등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복잡한 문장구조는 오문과 비문을 양산한다
각 문장성분이 제자리에 놓인 문장구조를 세우는 것 역시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복문은 논지를 복잡하고 두서없게 만드는 대표적인 문장 유형입니다. 복문이란 한 문장 내에 주어-서술어 쌍이 두 개 이상 나오는 문장을 말합니다. 문장이 길게 늘어지면 독자의 인지 과정에 혼동이 일어나 글의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긴문장(복문 속에 절의 형태로 안겨 있는 문장)의 주어 또는 서술어가 누락되거나, 주어-서술어 쌍이 호응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문(틀린 문장)과 비문(말이 안 되는 문장)이 양산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이에 대해서는 ‘복잡한 문장을 정리하는 방법’ 등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논문의 특수성에서 비롯되는 어려움
둘째 논문의 특수성에서 비롯되는 어려움을 들 수 있습니다. 고도의 전문 지식과 엄격한 구성/체계가 필수적인 논문의 특성상 그에 맞는 규칙을 지키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는 논문을 비롯한 학술적인 글이 다른 유형의 글과 구별되는 대표적인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어려움 역시 다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학술적 글쓰기 원칙에 맞게 쓰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논문이 요구하는 학술적 글쓰기 원칙에 맞게 쓰는 것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학술적인 글을 대표하는 논문은 명확한 글쓰기 원칙을 지니고 있습니다. 학술적 글쓰기 원칙에 익숙하지 않으면 맥락에 맞는 표현을 사용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논문처럼 읽히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지요.
일례로 논문에서는 다른 유형의 글에 비해 ‘-ㄹ 수 있다’는 술어 형태가 자주 등장합니다. ‘-ㄹ 수 있다’는 완곡 표현 또는 유보 표현(헤지hedge 표현)의 일종으로 분류됩니다. 헤지 표현은 논자의 진술을 완화함으로써 그 진술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독자를 설득하는 역할을 합니다. ‘-ㄹ 수 있다’는 ‘볼 수 있다’, ‘할 수 있다’, ‘-ㄹ 알 수 있다’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됩니다. 이들의 함의는 조금씩 다르며 따라서 사용되는 맥락 또한 조금씩 다릅니다(주장, 논평, 사실 확인 등). (이에 대해서는 ‘헤지 표현 ‘-ㄹ 수 있다’의 다양한 쓰임새’ 등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엄격한 구성/체계도 논문 쓰기를 어렵게 한다
다음으로 논문의 엄격한 구성/체계로 인해 논문 쓰기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논문의 각 구성 부분에 부합하는 서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령 장/절의 첫 부분에는 앞 장/절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해당 장/절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는 문장을 서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앞뒤 장/절의 핵심 내용이 한눈에 파악될 뿐만 아니라 두 장/절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지요.
이를 일종의 두괄식 구성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논문에서 두괄식 구성은 아주 중요합니다. 핵심 내용을 앞부분에 배치하는 두괄식 구성은 이른바 ‘초두 효과’를 통해 핵심 내용이 한눈에 파악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두괄식 구성은 문장과 문단은 물론 장과 절의 차원에서도 이뤄져야 합니다. 나아가 목차와 서론이 논문 앞부분에 배치되는 것도 두괄식 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논문은 문장 단위에서 전체 구성에 이르기까지 두괄식으로 이뤄진 거대한 지적·학술적 건축물인 셈이지요. (이에 대해서는 ‘장/절의 서두와 결말을 쓰는 법’ ‘두괄식 구성으로 서술해야 하는 이유’ 등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논문을 쓰기 어려운 첫 번째 및 두 번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논문을 쓰기 어려운 마지막 세 번째 이유와 함께, 논문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오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
세 줄 요약:
논문을 쓰는 어려운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복잡한 문장구조는 오문과 비문을 양산한다
학술적 글쓰기 원칙에 맞게 쓰는 것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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