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인 연구에서는 연구 범위와 가설의 설정이 필요하다
논문에서 질적인 연구와 양적인 연구의 구분이 중요한 이유 3
지난 시간에는 양적인 연구의 의미와 첫 번째 성립 조건을 알아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성립 조건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시간적/공간적 범위 또한 명확히 설정되어야 한다
둘째 양적인 연구의 경우 대상적 범위 외에도 시간적/공간적 범위가 명확히 설정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연구의 범위는 대상적 범위, 시간적 범위, 공간적 범위 등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쉽게 말해 ‘누구/무엇’을 ‘언제’ ‘어디서’ 조사/분석하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대상 외에도 연구 주제에 맞게 시간적/공간적 범위가 명확히 설정되면, 시간과 공간의 차이에서 비롯하는 오차/오류와 가변적인 상황에 따르는 변수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연구 과정이나 결과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오차/오류를 최소화함으로써 분석 결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시간적/공간적 범위는 연구 주제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시간적/공간적 범위를 어느 정도로 잡는 것이 좋은지는 연구 주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령 시간의 추이에 따른 연구 대상의 변모 과정이 중요한 연구에서는 시간적 범위를 넓게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식초 음료를 이용하여 다이어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실 다이어트 효과가 증명된 기능성 음료라 하더라도 그 효능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개월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물며 음료의 효능이 다이어트 효과로 뚜렷이 가시화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의 경우 최소 3-6개월의 시간적 범위가 설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전/사후 조사나 실험/비교 집단이 필요한 이유
또는 실험 집단을 사전/사후로 나누어 조사하거나 비교 집단과 비교/분석하는 것도 좋습니다. 전자가 시간적 범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공간적 범위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전 조사와 사후 조사로 나누는 경우, 시간의 차이에 따른 실험 전후의 결과치를 비교/분석함으로써 실험 집단의 변모 과정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반면 실험 집단과 비교 집단으로 나누는 경우에는, 두 집단을 공간의 차이에 따라 구분/비교함으로써 시간의 변수와 무관한 실험 집단의 결과치를 부각하는 데 유효합니다.
질적인 연구에서도 연구 범위의 설정은 중요하지만……
그렇다면 질적인 연구에서는 세 가지 연구 범위의 명확한 설정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질적인 연구의 경우에도 연구 주제에 맞는 대상적/시간적/공간적 범위가 설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타당한 근거가 뒷받침된다면 양적인 연구에 비해 범위의 적용에 약간의 유연성이 부여될 수도 있습니다.
이른바 ‘경단녀’ 5인의 내러티브를 현상적인 방법으로 논하는 연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상학적 방법에 의한 내러티브 연구는 연구 대상 개개인의 내러티브가 가지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 연구의 경우 5인의 경단녀가 현재 처한 재취업 현실과 조건, 과거 취업 상황 등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일한 시간적/공간적 범위를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각 대상의 내러티브 하나하나가 중요한 까닭에 동일한 시간적/공간적 범위의 적용이 그만큼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동일한 시간적/공간적 범위가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
이와 같이 질적인 연구에서는 주제에 따라 각 대상의 시간적/공간적 조건을 개별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동일한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 경단녀의 재취업 상황이 중요한 연구라면 동일한 시간적/공간적 범위가 적용되어야 합니다.
같은 시기 같은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대상들의 경우, 그러한 프로그램이 재취업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프로그램 내 어떠한 커리큘럼과 교육 과정이 필요한지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양적인 연구에서는 가설의 설정도 아주 중요하다
끝으로 양적인 연구에서는 가설의 설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가설이란 연구 주제에 관련하여 해결/검증하고자 하는 원인이나 문제를 변수를 이용하여 명제화한 것을 말합니다. ‘완벽주의 공부 성향이 성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제목이고 ‘학습 불안의식의 매개 효과를 중심으로’가 부제인 연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가설로 기술할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 공부 성향은 학습 불안의식을 매개로 하여 성적 변화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는 “완벽주의 공부 성향과 성적 변화의 관계에서 학습 불안의식은 부분적인 매개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또는 부분적인 매개 역할을 할 것이다.)”로 바꿔 기술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비교해보면 전자에서는 ‘완벽주의 공부 성향’이, 후자에서는 ‘학습 불안의식’이 핵심 개념이 됩니다.)
가설이 연구 문제와 다른 점은?
제대로 된 가설이 설정되어야 그에 맞는 분석 방법과 결과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가설은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해야 하며, 기각과 채택 등 둘 중 하나로 판명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조사/분석 결과 기각과 채택이 아니라 가설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이전의 가설을 버리고 또 다른 가설을 설정해야 합니다.
물론 질적인 연구에서도 가설과 유사한 ‘연구 문제’가 존재합니다. 가설의 경우 가설에서 결과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해답이 요구되며, 따라서 결과는 기각/채택이라는 두 가지로 도출됩니다. 반면 연구 문제의 경우 연구자의 시각과 관점에 따라, 이론적/분석적 틀의 차이에 따라 여러 개의 해답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가설과 연구 문제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말해줍니다.
이 외에도 양적인 연구에서는 조작적 정의, 연구 설계와 모형, 척도와 변수 등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개념의 조작적 정의가 필요한 이유', '연구 모형을 설정하는 방법', '다양한 변수들: 독립 변수, 종속 변수, 조절 변수' 등에서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질적 연구와 양적인 연구의 차이를 요약해보면
정리해보면 질적인 연구와 양적인 연구의 차이는 수렴적/수직적 방향과 확산적/수평적 방향의 차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질적인 연구에서는 대상의 특수성과 다양성에 깊이 있게 천착/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양적인 방법에서는 객관적/정량적 측정을 통해 대상의 규칙성과 보편성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질적인 연구에서는 소수에 관련된 현상이나 문제에 초점을 둔다면, 양적인 방법에서는 가능한 한 특정 집단 내 다수에 관련된 주제나 문제에 초점을 둡니다. 끝으로 질적인 연구가 대상의 성립 조건 및 원인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양적인 연구는 대상의 오차/오류를 최소화하고 객관적/과학적 검증이 가능한 분석 결과를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론 앞에서 연구자가 해야 할 일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연구자들 가운데는 자신의 연구가 질적인 연구 방법에 맞는지 아니면 양적인 연구 방법에 맞는지 고민하는 분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즉 소수 대상의 특수성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지 아니면 다수 대상의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대상의 내적 특성에 대한 정성적 분석이 필요한지 아니면 수치를 통한 정량적 분석이 필요한지를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연구에서 대상의 성립 조건이 중요한지 아니면 오차/오류의 최소화가 중요한지도 생각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이상으로 양적인 연구의 성립 조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질적인 연구와 양적인 연구에서 연구 대상의 범위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에 계속)
세 줄 요약:
양적인 연구에서는 시간적/공간적 범위가 명확히 설정되어야 한다
연구 주제에 부합하는 가설의 설정 또한 중요하다
자신의 연구에 어떤 방법론이 맞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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